[180520][악어들/다브다/텔레플라이]I Prism U vol.9::프리즘홀
I Prism U vol.9
::::악어들::다브다::텔레플라이::::
나의 스무살
동아리에 로망이 있어 무작정 들어간 학과 영상동아리에서 운 좋게도 취향도 잘 맞고 좋아하는 밴드 스타일도 많이 겹치는 선배를 만났다. 지금은 둘 다 그 동아리를 나왔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너무 좋은 인연을 만나 나 혼자서는 하지 못했을 신기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. 덕분에 나는 스무살을 허무하지 않게 꽉 채워보냈고, 시선을 나 자신으로 돌려 조금은 안정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다.
소극장 뮤지컬 보다도, 국텐 헬로콘서트를 봤던 중극장 보다도 아주 작은 클럽에서 보는 게 처음이라 너무 신기하고 떨렸다. 사람도 적어서 띄엄띄엄하게 서 있었고, 무대에서 나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무대와 가까웠다. 공연 시작 전에도 조용하고 각자 지인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분위기라 신선하고 너무 좋았다.
또 입장 할 때 티켓이 아니라 하얀 팔찌를 채워줬는데, 그 팔찌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동안 핸드폰 케이스에 끼워넣고 다니다가 지하철에서 잃어버려서 너무 속상했었다.
악어들
처음 막이 올라가고 가장 설렜던 순간. 악어들은 이 공연에서 처음 봤는데, 보컬이 기타가 아니라 건반을 치는게 되게 매력적이었다.
급하게 노래를 듣고 봤던 공연이었는데도 내가 이 공간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너무 좋았던 공연이다. 공연을 볼 당시에는 '아거기아거가'와 '여우소주'가 좋았는데, 시간이 지날수록 '물고기였으면'과 '극장전'이 기억에 남는다. 특히 '물고기였으면' 을 할 때 후렴을 부르면서 되게 열정적으로 건반을 치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. '극장전'은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서 요즘에도 플레이리스트에서 지우지 않고 계속 듣는 노래다. 특히 종로3가 지날 때..
다브다
사실 이 공연에서 유일하게 알던 밴드고, 다브다를 보러 간 공연이라 다브다 시작 전이 가장 설레고 떨렸다. 보컬 지애님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. '라원의 상실'을 제일 좋아했는데, 실제로 들으니까 음원으로 들었던 것 보다 더 좋아서 한동안 제대로 못 들었다. 나는 꼭 공연에서 너무 좋았던 곡이 있으면 다음에 그 곡을 들었을 때 공연 생각이 나 너무 설레서 끝까지 듣기가 힘들어진다. 국카스텐 앵콘때 파우스트가 그랬고, 프리즘홀 공연에서의 라원의 상실이 그랬다.
특히 라원의 상실 간주 부분에 드럼 승현님이 하나 둘! 외치고 간주 막 달리는 부분이 너무 멋있어서 한동안 영상 엄청 봤었다.
라원의 상실 말고도 기억 남는 곡은 'poly dream'과 '마지막 달'이 기억에 남는다. 내 기억에 폴리드림이 마지막 곡 이었는데, 드럼 달리는것도 기타리프도 너무 완벽했다. 그리고 당시 마지막 달이 앨범 나오기 전 미발매곡 이었는데, 처음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앨범이 기다려졌었다. 아직도 이 날 생각하면 너무 설레고 기분이 좋아진다. 다브다 보고싶네
텔레플라이
텔레플라이는 사실 탭소닉 노래랑 손이 그려져있는 앨범 정도만 알고 갔는데, 라이브로 들으니 세명으로도 꽉 차고 사운드도 사이키델릭해서 좋았다. 노래는 '구원하소서'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.
마지막 즈음에 저렇게 앉아서 기타 치시는데 정말 멋있었다. 연주를 할 때나 쇼맨십에서 경력에서 나오는 실력이 보여 인상깊게 봤다.
나중에 누군가 나의 20대를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얘기 할 나의 20대의 첫 장면인 것 같은, 그만큼 나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고 너무 좋았던 공연이었다. 글을 쓰다보니까 다브다가 너무 보고싶어진다.